솔직히 난 좀비 영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어렸을 때 봤던 좀비물에서 받은 어색한 인상 때문에 한동안 이 장르를 멀리했다. 그런데 전지현 배우가 영화 '암살' 이후 11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다는 소식을 듣고는 생각이 바뀌었다. 일반적으로 좀비 영화는 공포와 긴장감이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내 경험상 배우 한 명만으로도 영화를 보러 가는 이유가 충분하더라. 5월 개봉 예정인 연상호 감독의 신작 '군체'는 전지현뿐만 아니라 구교환, 지창욱, 고수까지 출연하는 화제작이다. 과연 영화 '군체'가 좀비물에 대한 내 편견을 깨뜨릴 수 있을까? 이번 작품이 연상호 감독의 전작 영화 '부산행'의 흥행을 이어받을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전지현 복귀작 - 11년 만의 스크린 컴백
전지현이 2015년 영화 '암살' 이후 11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다. 박수!!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가 '암살'이라서 이번 소식은 정말 반가웠다. 전지현 배우가 나오면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 보는 편이다. 이번에는 좀비 영화라는 점이 조금 망설여지긴 했지만, 그래도 무조건 보러 갈 생각이다.
한국 영화 상반기 최대 기대작 중 하나인 '군체'에서 전지현은 생명공학자 권세정 역할을 맡았다. 여기서 생명공학자란 생명체의 유전자와 세포를 연구해 질병 치료나 신약 개발에 기여하는 전문가를 의미한다. 극 중 권세정은 정체불명의 감염 사태가 발생한 날, 감염자들과 함께 빌딩에 고립되는 상황에 처한다. 차갑지만 단단한 카리스마를 가진 인물로, 좀비들의 행동 패턴을 분석하며 생존을 위한 단서를 찾아간다.
지난 1월 6일에 공개된 예고편에서 "처음엔 네 발로 걷고, 그러다가 두 발로 걷고"라는 대사가 인상적이었다. 일반적으로 좀비는 본능만 따르는 존재라고 알려져 있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인간의 행동을 보고 따라 하며 학습하는 진화형 좀비가 등장한다. 그래서 더 무섭다. 생명공학 전공자인 권세정이 이들의 진화 과정을 관찰하고 분석하는 장면은 지적인 긴장감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형 좀비 영화 - 영화 '부산행'과는 다른 공포
연상호 감독은 2016년 '부산행'으로 한국형 좀비 장르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당시 부산행은 밀폐된 공간인 KTX를 배경으로 좀비 바이러스의 확산과 생존자들의 사투를 그려 천만 관객을 동원했다. 내 경험상 부산행은 좀비물을 잘 보지 않는 사람들도 충분히 몰입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이번에 전지현이 11년만에 스크린 복귀작으로 택한 영화 '군체'는 부산행과 같은 세계관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감독이 밝힌 바에 따르면 완전히 다른 형태의 공포를 선보인다고 한다. 가장 큰 차이점은 제목에서 드러난다. 군체(群體)란 여러 개체가 모여 하나의 집단을 이루는 생물학적 개념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개별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집단으로 협력하며 행동하는 존재를 뜻한다. 이번 좀비들은 인간의 행동을 학습하고 모방하며, 심지어 집단으로 전략적인 움직임을 보인다고 한다.
영화 속 좀비들의 진화 과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초기 단계: 본능적으로 네 발로 기어 다니는 형태
- 중기 단계: 인간의 행동을 관찰하고 두 발로 걷기 시작
- 최종 단계: 집단으로 협력하며 생존자들을 위협하는 단계
이러한 설정은 빠르게 달리거나 공격하는 좀비와는 차원이 다른 공포를 만들어낸다. 솔직히 내가 좀비 영화를 피하는 이유 중 하나가 희망이 없다는 점이다. 살아남아도 세상은 이미 망가져 있고, 생존자들은 끔찍한 환경에서 살아가야 한다. 내가 만약 좀비 아포칼립스 상황에 놓인다면 생존자보다는 차라리 좀비가 되는 편을 택할까? 생각해 본 적 있다. 그런 상황에서 인간으로서 산다는 것은 생존 자체가 너무 고되고 의미 없어 보인다.
하지만 영화 '군체'는 생명공학이라는 과학적 접근을 통해 좀비 현상을 분석하고 해법을 찾으려는 시도를 보여줄 것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좀비물은 치료법이나 해피엔딩이 없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 작품은 그런 전형성을 깨뜨릴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5월 개봉 예정 - 화려한 출연진, 줄거리
이번 작품의 또 다른 강점은 출연진이다. 전지현 외에도 구교환, 지창욱, 신현빈, 김신록, 그리고 고수까지 특별 출연으로 참여했다. 난 개인적으로 고수 배우도 좋아해서 오랜만에 스크린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 반갑다.
구교환은 극 중 서형철 역할을 맡아 이번 좀비 사태의 중심인물로 등장한다. 예고편에서 그는 "인간을 다음 단계로 도약시키는 거야"라는 대사를 던지며 좀비화를 인류의 진화로 해석하는 빌런 캐릭터를 보여준다. 여기서 빌런(villain)이란 이야기 속에서 주인공과 대립하는 악역을 의미하는데, 서형철은 악당이지만 자신만의 철학을 가진 파격적인 캐릭터로 그려질 예정이다. 좀비들이 득실거리는 공간에서도 물리지 않는 모습으로 등장하는 장면을 보면, 그가 이미 좀비와 인간 사이의 어떤 상태에 있거나 좀비를 통제하는 능력을 가진 것으로 추측된다.
지창욱은 빌딩의 보안 담당자 최연석 역할로 생존자들을 지키기 위해 앞장서 싸운다. 예고편에서 무기를 들고 전투 장면을 보여주는 모습이 부산행의 마동석을 떠올리게 하는 역할이다. 지창욱은 매 작품마다 캐릭터에 완벽히 몰입하는 연기를 선보여 왔기에 이번에도 기대가 크다.
2026년 올해 초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천만 관객을 달성하면서 국내 극장가에 훈풍이 불고 있다(출처: 영화진흥위원회). 군체는 오는 5월 개봉 예정으로, 이러한 흥행 분위기를 이어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내 생각에 전지현의 스크린 복귀작이라는 점, 연상호 감독의 검증된 연출력, 그리고 새로운 형태의 좀비 설정이 결합된다면 충분히 흥행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나는 평소 좀비 영화를 잘 보지 않는다. 아이들이 희생되는 장면을 보는 것도 힘들고 억지로 끼워 넣은 로맨스 서브플롯도 불편하거든요. 그저 한 캐릭터가 살아남기 위해 버티는 과정을 지켜보기도 힘들다. 하지만 이 모든 이유를 불문하고 전지현은 내가 믿고 보는 배우니까 이번 영화 '군체'도 기대하면서 극장을 찾을 예정이다. 11년 만의 복귀작인 만큼, 이 배우가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정말 궁금하다.
참고: https://youtu.be/CyfzrcIi4Tw, https://youtu.be/oPmy99 lZr6 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