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헤일메리>는 소설 <마션>으로 유명한 앤디 위어(Andy Weir)가 쓴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기반으로 제작한 영화다. 한국 개봉일은 3월 18일. 제목의 '헤일메리'는 미식축구에서 경기 종료 직전, 역전을 하기 위해 시도하는 도박성 작전이라는 뜻. 이 영화는 지구를 구하기 위해 우주로 나선 라이언 고슬링(Ryan Gosling, 라이랜드 그레이스 역)과 위기를 맞은 외계인 로키가 서로 세계를 이해하고 협력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이야기를 다룬다. 실사 세트와 디지털 효과를 조합한 비주얼은 우주 공간과 우주선 내부뿐 아니라 외계 생명체와 인간이 상호작용하는 과정을 생동감 있게 그려낸다.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 촬영 방식 ① 영화는 그린 스크린 없이 촬영됐다?
이 영화는 러닝타임이 156분으로 긴 대규모 SF 영화지만, 놀랍게도 그린 스크린이나 블루 스크린을 단 한 컷도 사용하지 않고 촬영했다. 그린스크린이란 촬영할 때 배우 뒤에 초록색 배경을 설치한 뒤, 후반 작업에서 그 배경을 다른 영상으로 교체하는 기술이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흔히 쓰는 방법으로, 영상에서 특정 색을 선택해 제거하고 다른 장면으로 대체하는 합성 기술 크로마키(Chroma Key) 방식 중 하나다. 이러한 방법 없이 영화를 찍는 것이 가능할까? 정답은 "YES"다. 필 로드(Phil Lord)와 공동 감독을 맡은 크리스토퍼 밀러(Christopher Miller)는 "우주선 내부 전체를 세트로 만들고 외부 일부도 실제 세트를 지었다. 외계인 캐릭터 로키 역시 촬영 내내 실제로 배우와 함께했다. 그 덕분에 장면이 자연스럽고 현실감 있게 느껴진다"라고 설명했다. 촬영감독 또한 세트 조명과 다양한 실사효과를 활용해 카메라를 자유롭게 움직이며 여러 순간을 포착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방식은 관객이 실제 배우와 세트가 함께 존재하는 공간에 있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 촬영 방식 ② 디지털 효과와 실사 세트의 현실감
밀러 감독은 "그린 스크린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해서 디지털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영화에는 시각 특수 효과(VFX) 수천 컷이 포함됐고, 광활한 우주의 외부 장면과 우주선 바깥은 할리우드의 대표적 CG 스튜디오 ILM이 디지털로 구현했다. 로키 캐릭터는 퍼펫과 애니메이션을 결합해 자연스럽게 표현했고, 블랙 배경과 행성 오로라 색상 배경을 활용해 배우 라이언 고슬링이 우주선 외부에서 실감 나는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냈다. 이러한 방식 덕분에 액션 장면은 카메라에 순간적으로 포착된 것처럼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영화 전체에서 실제 세트와 조명을 활용해 공간과 배우의 상호작용을 극대화했는데, 크고 작은 장면마다 자연광과 인공조명을 적절히 혼합해 배우가 환경에 젖어드는 순간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이 영화의 총 제작 예산은 약 2억 4,800만 달러로, 고 예산 SF영화인데도 그린 스크린 대신 실사 세트와 디지털 효과를 결합해 촬영했다는 점은 스튜디오 측에도 큰 도전이다 마찬가지다. 이렇게 실사 세트와 디지털 효과를 활용해 그린 스크린 없이도 관객에게 몰입감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제작진의 자신감이 돋보인다. 밀러 감독은 "많은 SF와 판타지 영화가 그린 스크린을 활용하지만 우리는 배우와 세트가 실제로 존재하는 공간에서 촬영하는 방식으로 현실감을 극대화하고자 했다"라고 밝혔다.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 원작 소설 줄거리 (스포일러 포함)
태양계가 정체불명의 생명체 때문에 멸망 위기에 처하자, 한 과학자가 기억상실 상태로 우주선에서 깨어나 인류를 구하기 위한 마지막 임무를 수행하는 이야기다. 태양에서 발견된 적외선 광선 '페트로바 선'을 추적한 결과, 태양의 에너지를 먹어 치우는 미지의 미생물 '아스트로파지'가 태양광의 약 10%를 차단하고 있음이 밝혀진다. 태양 에너지가 이 정도만 줄어도 지구는 치명적인 기후 붕괴를 겪게 되므로, 인류는 원인을 찾기 위한 특수 프로젝트 '헤일메리'를 가동한다. 프로젝트는 11.9광년 떨어진 타우 세티 항성으로 향하는 탐사선 헤일메리호를 제작한다. 우주선은 아스트로파지를 연료로 사용해 타우 세티까지 갈 수 있지만 지구로 돌아올 연료는 없다. 해결책을 찾아 소형 무인선에 실어 지구로 보내고 자신들은 임무 후 죽음을 맞아야 하는 사실상의 자살 임무였던 것이다. 주인공 라이랜드 그레이스는 한때 촉망받던 생물학자였지만 학계를 떠나 중학교 과학 교사로 지내던 인물이다. 아스트로파지 연구에 참여해 연구원이 되지만 임무의 위험성을 알고 탑승을 거부한다. 결국 프로젝트 총괄 스트라트는 그를 마취하고 기억을 일부 지운 채 우주선에 태워 보낸다. 긴 코마 상태에서 깨어난 그레이스는 기억을 잃은 채 임무를 수행한다. 두 동료 우주인은 이미 사망한 상태로, 그는 우주선 환경을 조사하며 자신이 인류를 구하기 위한 마지막 탐사 임무에 투입됐다는 사실을 조금씩 떠올린다. 그러던 중 타우 세티 근처에서 그는 외계인 로키를 만나게 된다. 로키의 별 역시 아스트로파지 때문에 생존 위기에 처해 있었고, 두 존재는 언어를 분석해 의사소통하면서 협력 관계를 맺는다. 이후 항성계를 조사하던 둘은 아스트로파지를 먹는 미생물 타우메바를 발견하고, 이를 지구와 로키의 별 환경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배양하는 연구를 진행하며 두 행성을 다 구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아낸다.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 원작 소설 결말 (스포일러 포함)
그레이스는 타우메바와 연구 데이터를 소형 무인선에 실어 지구로 보내 인류가 태양의 밝기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한다. 로키 역시 자신의 별로 돌아가 아스트로파지를 제거할 준비를 한다. 이 과정에서 그레이스는 지구로 돌아갈 연료와 귀환 가능성을 확보하지만 지구에는 자신을 기다리는 가족이나 친구가 없다는 점을 알아차린다. 귀환 대신 로키를 구하러 가는 선택을 한 그는 로키의 우주선을 구조하고 함께 로키의 모성계로 향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그레이스는 에리드 행성의 높은 중력 속에서 늙은 몸을 이끌고 로키 종족 아이들에게 과학을 가르치며 생활한다. 태양의 밝기가 회복되어 지구는 살아났지만 그레이스는 다시 10년 이상 걸리는 우주여행으로 귀환할지를 결정하지 않은 채, 새로운 환경에서 제자들과 함께 조용히 살아가는 모습으로 소설은 마무리된다.
이 소설은 <마션>을 쓴 작가의 작품이라 과학적 설정이 중심축을 이룰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읽다 보니 이야기의 중심은 과학 지식이나 생존문제보다는 협력과 우정에 가까웠다. 특히 외계 생명체와의 관계 등장하는 지점에서 소설의 스토리는 완전히 방향을 바꾼다. 이 작품을 하드 SF로만 알고 접근하면 중반부 전개가 예상보다 훨씬 더 감정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그래서 오히려 SF소설이나 장르를 낯설게 느끼는 독자와 관객에게 더욱 추천한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에서 가장 인상적인 지점은 인류를 구하는 서사가 결국 한 개인의 선택으로 귀결된다는 점이다. 거대한 과학 프로젝트로 시작하지만 마지막에는 이런 질문이 남는다. "우리는 과연 어디로 돌아갈 것인가." 이 이야기가 우주 과학 소설이면서도 동시에 인간 사이 관계에 관한 내용으로 읽히는 이유다. 영화는 이러한 지점을 어떻게 영상으로 구현했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