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돈 룩 업(Don't Look Up'(2021)을 봤을 때는 평가가 왜 이렇게 갈리는지 이해가 안 갔다. 넷플릭스에서 '돈룩업'의 순위가 높았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제니퍼 로렌스가 나온다길래 가볍게 봤는데, 영화가 끝나고 나니까 왜 어떤 사람들은 이걸 최고의 정치 풍자라고 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욕하는지 알 것 같더라. 일반적으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는 화제성이 금방 사라진다고 알려져 있지만, 내 경험상 이 영화는 2021년 공개 이후 2026년인 지금도 넷플릭스 영화 순위 10위권 안에 머물러 있을 정도로 지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기후 변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돈룩업'은 표면적으로는 "지구를 파괴할 혜성이 다가오지만 아무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라는 설정이다. 하지만 감독 애덤 맥케이가 실제로 말하고 싶었던 건 기후변화(climate change)였다. 여기서 기후변화란 인간 활동으로 인해 지구의 평균 기온이 상승하고 생태계 전반에 위기가 발생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디카프리오가 연기한 랜들 민디 박사는 백악관의 앤서니 파우치 박사를 모델로 한 캐릭터로, 과학적 사실을 전달하려고 애쓰지만 정치와 미디어의 논리에 휘둘리는 인물이다. 제니퍼 로렌스가 연기한 케이트 디비아스키는 그레타 툰베리를 연상시키는 캐릭터로, 실제로 COP26 기후협상 현장에서 툰베리가 외쳤던 "기후 위기 따위 엉덩이에나 처박아!"라는 발언처럼 직설적이고 감정적으로 진실을 외친다.
난 영화를 보면서 특히 그 인물들이 아침 토크쇼에 나가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두 과학자가 세상의 종말을 알리는데 시청률은 바닥을 치고, 대신 아리아나 그란데가 맡은 팝스타 라일리 비나의 연애 스캔들이 나오자 클릭 수가 폭발하는 장면이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의 장면이 아니었다. 우리 현실 그 자체였다.
부자 비판 - 부자들이 세상을 망치는 방식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돈룩업'을 관통하는 중심 메시지는 명확하다. "부자들을 잡아먹어라(Eat the rich)." 마크 릴런스가 연기한 피터 이셔웰이라는 캐릭터를 보면 이 메시지가 더 확고해진다. 그는 스티브 잡스, 팀 쿡, 일론 머스크를 섞어놓은 듯한 억만장자 CEO인데, 혜성을 파괴하는 대신 '채굴'하겠다는 계획을 내놓는다. 여기서 채굴(mining)이란 지구로 향하는 혜성에 포함된 희귀 광물을 상업적으로 추출하겠다는 의미다. 쉽게 말해 인류의 생존보다 돈벌이를 먼저 생각한 거다. 난 이 캐릭터가 실제로 헤븐스 게이트 사이비 종교의 교주 마셜 애플화이트를 참고했다는 분석을 봤는데, 말투나 행동을 보면 정말 그런 듯하다(출처: Reddit Film Discussion).
영화 속 이셔웰의 최후는 아이러니하게도 웃기다. 그는 다른 부자들과 함께 우주선을 타고 도망가지만 결국 그들이 도착한 행성에서 괴생명체에게 잡아먹힌다. 내 경험상 이런 블랙 코미디가 정치 풍자 영화에서 가장 강력한 펀치라인으로 작용한다.
부자들의 문제는 그들이 정치와 미디어를 장악하고 과학적 사실마저 자신들의 이익에 맞게 왜곡한다는 점이다. 영화는 이를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한다.
- 블라인드 내셔널리즘: 맹목적 애국주의로 합리적 판단을 방해
- 사이언스 데니얼리즘: 과학 부정주의로 팩트를 무시
- 캐피털리즘: 자본주의가 생존보다 이윤을 우선시
SF 블랙 코미디 - 이 영화의 평가가 갈리는 이유와 내 생각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돈룩업'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갈린다. 로튼토마토 평론가 점수와 관객 점수가 확연히 차이 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정치색이 강한 영화는 관객 반응이 양분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내 경험상 '돈룩업'은 그 정도가 유독 심했다. 비판하는 사람들은 주로 "메시지가 너무 노골적이다", "대중을 바보 취급한다"는 의견을 낸다. 하지만 난 오히려 그게 이 영화의 장점이라고 본다. 세상이 끝나가는데 가볍게 돌려 말할 이유가 있을까? 영화는 의도적으로 해비핸디드(heavy-handed)라는 과장되고 직설적인 방식을 택했고, 그게 먹혔다고 생각한다.
특히 제니퍼 로렌스의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그녀가 분노하고 좌절하는 표정 연기만으로도 충분히 메시지가 전달됐다. 조나 힐이 연기한 대통령의 아들 역시 현실의 무능한 권력자들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티모시 샬라메는 단역이었지만 그냥 진짜 현실 그대로의 사람 같았다. 연기한다는 느낌이 안 들 정도였다.
영화 '돈룩업'의 상영시간은 138분으로 꽤 긴 편이다. 하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각 장면이 다음 장면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결국 마지막 펀치라인과 쿠키 영상까지 완벽하게 연결된다.
결국 이 영화는 우리에게 거울을 들이댄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뉴욕 시사회에서 말했듯, "우리가 무엇에 정신이 팔려 있는지, 무엇을 가치 있게 여기는지, 나쁜 소식에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보여주는 영화다(출처: Atmos Magazine). 일부 사람들에게는 불편한 진실이겠지만 난 이런 영화가 더 많이 나와야 한다고 본다. 기후 위기는 이미 와 있고 혜성은 이미 떨어지고 있으니까 말이다.
참고: https://atmos.earth/art-and-culture/dont-look-up-netflix-climate-change/